본문 바로가기

캐나다/캘거리,토론토,밴프

[밴프/캘거리여행] 미네완카 호수의 일출과 존스턴캐년 로워폭포, 밴프 스프링스 호텔

 

밴프에 도착한 첫날부터 별러왔던 미네완카 호수였지만 날씨의 운이 따라주지 않아 매번 실패.

오늘은 동이 트는 장면을 제대로 한번 담아보기 위해 졸리고 무거운 몸을 일으켜 해도

제대로 뜨지 않은 새벽부터 미네완카 호수로 향했습니다. 출발할때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았던 하늘이었는

역시, 열리던 하늘은 다시 닫혀버리네요. 하지만 이왕 일어나서 여기까지 온거 일단 찍어야죠.

PD님은 위에서 삼각대를 펼쳐놓고 인터벌촬영을, 저는 커다란 바위 위로 수북히 쌓인 눈을 조심스럽게

밟아가며 아래로 내려가 물가에 삼각대를 펼칩니다.

아침해가 조금씩 떠오르지만 잔뜩 흐린 날씨에 오묘한 색만 약하게 드러낼 뭔가 드라마틱한 풍경은

들것 같습니다.

 

산봉우리도 보이지 않게 짙게 깔린 안개가 오히려 미네완카 호수의 분위기를 더욱 몽환적으로 만드는것

같네요. 보랏빛 도는 하늘은 점점 파랗게 변해갑니다.

 

 

호수 멀리 물위에 떠있는 집은 아마도 사람이 사는곳은 아니겠죠. 물위에서의 생활이라...저런곳에 앉아

낚시를 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저런 아름다운 호숫가에서라면 하루종일 고기 한마리 잡히지 않아도 기분

좋을것 같습니다. 신선노름이라고 할까요.

 

언제까지고 미네완카 호수에만 머무를순 없는 . 일출을 찍기 위해 나섰던 미네완카 호수였기에 일단

숙소로 돌아갑니다. 오늘은 존스턴 캐년과 스키장도 가야 되고 할게 많으니까요.

식상할 정도로 자주 말했지만, 이곳의 모든 거리는 온통 감탄의 연속입니다. 거리 어느곳이나 입이 벌어지

, 카메라를 절로 꺼내게 만드는 그런 모습이죠. 역시나 숙소로 향하던 , 구름뒤로 천천히 동이 트기

작합니다. 호수가 얼지 않았다면 반영이 예쁘게 담겼을것 같지만 얼어있는 물을 녹일순 없죠.

 

가다 세우고, 다가 세우고를 반복합니다. 자꾸 눈앞에 멋진 피사체들이 나타나니 어쩔수 없는 노릇.

 

그렇게 길을 달리던중 도로 저편에 뭔가가 눈에 들어옵니다. 야생엘크 한마리가 하얀 설원 위에서 먹이를

찾고 있네요. 꾸물거리다간 언제 사라질지 모를 . 갓길에 급히 차를 세우고 카메라장비를 후다닥 챙겨

조심스럽게 접근합니다. 100m에서 한컷, 80m에서 한컷, 50m에서 한컷...놀라지 않게 조금씩 조금씩

가가며 셔터를 누릅니다. 경계는 하지만 달아나진 않네요.

.

 

야생엘크를 보는것만으로도 모자라 뿔싸움을 하는 장면까지 목격합니다. 행운, 그리고 흥분되는 순간.

서로 부딪히는 엘크의 소리가 얼마나 큰지 숲속으로 메아리 되어 울려 퍼집니다. 불과 30 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저는 신경도 쓰지 않는듯 싸움에 집중하는 모습, 저는 뒤에서 열심히 셔터를 눌러댑

니다.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나봅니다. 처음에는 야생엘크를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였지만 지금은 그들의

싸움을 최대한 자세하게 남기고 싶은 마음. 하지만 가지고 렌즈의 최대망원이 300mm인지라 그들의

싸우는 모습을 조금 타이트하게 찍으려 엘크에게 가까이 다가갑니다. 이미 도로변에선 한참이나

어진 . 멀리서 일행이 저를 부릅니다. 이상 가까이 가면 덤벼들수도 있고 위험하다고 하네요.

, 덩치로 덤벼들면 제가 어찌 하겠습니까. 특별한 경험을 것만으로도 만족스럽죠.

 

흥분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숙소로 돌아가 체크아웃. 도저히 더는 들어갈 없는 트렁크. 박지성과

공간창출을 이뤄내며 이번에도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듭니다. 겨울여행은 언제나 짐이 문제죠, 문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밴프 다운타운에 있는 스파게티 팩토리(the old spaghetti factory)에서 각자 먹고

싶은 메뉴로 해결. 저는 도대체 시켰는지...세상에서 가장 느끼한 스파게티를 주문해 버렸습니다.

름조차 생각나지 않는...지금 생각해봐도 느끼하기 그지없네요. 하지만, 역시 한국에선 경험할

여행에서의 재미라고 할까요? 나라의 식문화를 접해보며 때론 행복할 정도로 맛있는 음식도 맛보

때론 실패도 하며... 재미를 빼고서야 여행을 말할 없을것입니다.

 

오늘 둘러볼 두번째 장소는 존스턴캐년의 로워폭포.

밴프에서 보우 밸리 파크웨이를 따라 서쪽으로 24km 정도 가다보면 나오는 곳이 존스턴 캐년은. 존스턴

옆에 있으며 최저 깊이가 30m 되는 계곡으로, 강물이 석회암을 갈기갈기 찢어놓으면서 섬세한

광을 만들어 냈습니다. 계곡 위로는 나무로 만든 산책로가 있어 이곳을 일주할 있습니다. 여름에는

차게 흐르는 계속 주변으로 산책로를 따라 한껏 자연에 취할수 있고 겨울은 주변이 온통 하얀 눈으로

둘러쌓인 풍경을 만날 있는 곳이죠.

 

산책길은 로워폭포(Lower Falls) 어퍼폭포(Upper Falls), 갈래로 나뉩니다. 제가 걸었던 로워폭포

주차장에서 1km 정도 올라가며, 1시간이면 충분히 다녀올 있는 가벼운 산책 코스입니다(그러면

헉헉거렸다죠). 산책길 도중에 터널이 나오고 이곳을 지나자마자 머리 위로 사진의 로워폭포가 등장

합니다. 여름이면 시원스레 쏟아질 폭포가 한겨울 추위로 꽁꽁 얼어붙어 빙벽이 되어 있네요.

어퍼폭포까지는 2.7km 길이의 2시간 정도 소요되는 조금은 힘든 길이지만, 존스턴 캐년의 아름다움을

느낄 있는 코스라 합니다. 저희는 시간이 없어 로워폭포까지만 다녀왔죠.

 

스키장... 왔습니다. 며칠전 휘슬러에서 뼈아픈 기억을 딛고 다시 찾은 스키장이라 감회가 새롭네요.

이번에 찾은 스키장은 밴프에 있는 노키(Norquay)스키장. 솔직히 이번 스키장은 놀기 위한 목적보다는

휘슬러에서 채우지 못한 분량을 위한거라고 해야겠죠?

존스턴캐년에서부터 흩날리던 눈이 점점 많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촬영때문에 왔다고는 해도 스키장에

도착하니 모두 신난것 같네요. 이번엔 무난한 /중급자 코스에서 촬영을 진행하기로 합니다.

 

 

.

영상촬영의 PD님이 지쳐 쓰러져 있는 사이 임병두님이 카메라를 잡고 은경양과 장난을 치고 있습니다.

며칠전 휘슬러에서의 고생이 너무도 심했기에 이번 촬영 역시 잘해나갈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모두 밝은

표정으로 즐기며 촬영에 임한것 같아 다행이었습니다. 늦은 시간에 도착한 스키장이라 몇번 타지 못하고

리프트가 멈춰섰습니다. 야간개장이 없는 곳이라 해가 떨어지기전 폐장을 하는군요. 얼른 내려가서 오늘

묵을 호텔의 야경을 찍어야겠습니다.

오전 밴프 카리브롯지에서 체크아웃을 우리가 묵을 오늘의 숙소, 밴프 스프링스 호텔(Banff Springs

Hotel). 국립문화보호지로 지정돼 있는 밴프 스프링스 호텔은 1888 개장한 100년이 넘는 역사적인

입니다. 처음 개장했을때는 250개의 객실을 가진 세계에서 가장 호텔이었고 현재는 페어몬트 계열로

815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내부에 골프장과 각종 레저시설을 갖추고 있답니다.

현재 개발억제정책으로 4 이상의 건물은 지을 없는 밴프에서 거의 유일하게 있는 숲속에 우뚝

솟은 위엄의 밴프 스프링스 호텔.

루즈벨트 대통령과 엘리자베스 여왕, 마릴린 먼로 등의 유명인사들도 머무른 곳이라고 합니다. 개장 당시

에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유럽의 유지들이 주를 이뤘다고 하네요. 밴프의 랜드마크이기도 합니다.

 

일행은 그룹으로 나뉘어 PD님은 밴프 다운타운 촬영을, 저는 밴프 스프링스 호텔을 촬영합니다.

스프링스 호텔을 가장 아름답게 바라볼 있는 포인트. 호텔보다는 성이라는 느낌에 더욱 가깝습

니다. 숲속의 호텔위로 있는 초승달이 중세영화의 장면을 보는듯 하네요.

 

이곳 밴프 스프링스 호텔은 유명세에 걸맞게 여러 여행사의 많은 관광상품 코스에 포함되어 있는데

버스에서 내려 관광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호텔측에서 이를 거부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때문에

모든 관광버스가 호텔을 주위로 천천히 한바퀴 돌고 관광객들은 모두 창가로 몰려 사진을 찍느라 바쁘

다고 하네요.

 

방에서 트렁크를 풀고 저녁만찬을 위해 레스토랑에 모였습니다. 호텔의 외관만큼이나 우아하고 고즈넉한

. 대리석으로 이어진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근사한 레스토랑이 자리하고 있습니다(물론, 1층도 레스토랑입

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레스토랑의 한복판에는 2층이 넘는 키의 대형트리가 있고 호텔의 군데군데

크리스마스 장식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귀퉁이에 보이는 그랜드피아노로 라이브 피아노 연주라도 한곡

는다면 정말 환상일것 같습니다만 열지 못하도록 잠겨 있네요.

촬영을 위해 레스토랑의 2층을 통채로 비워주신 남아공 출신의 페어몬트의 메니져 '샤벨로'. ...정말

좋은분이셨답니다. 전날 샤토 레이크루이스 호텔에서부터 우리를 얼마나 편하게 챙겨 주셨는지. 익살스럽

배려심 많은 샤벨로씨 덕분에 밴프에서의 추억이 났던것 같습니다.

워낙에 조명의 조도가 낮은 레스토랑의 실내였기에 주위에 있던 지속광 조명세팅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

던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시간에 비례해 양질의 빛을 확보한것도 아니지만. 조명색이 피부톤을 표현하기

힘드네요. 화이트밸런스를 맞출순 있지만 실제의 분위기대로 표현하기 위해 이대로 뽑아냅니다.

 

본격적인 요리를 시작하기 전의 와인 테이스팅. 레스토랑에서의 와인 테이스팅은 자리의 호스트가

다고 하는데 그럼 은경양이 자리의 호스트인가요. 라벨도 확인했고 맛에도 이상이 없으니 미소를 띄우

"좋아요"라고 말해줘야죠.

 

앞뒤 생략, 저는 메인디너만 촬영했습니다. 보시면 정말 넘어갈만한 에피타이저와 후식들이 줄을

나왔기 때문이라고 변명 하겠습니다. 적당히 익힌 부드러운 스테이크.

 

그리고 인도식 치킨커리. 은경양과 임병두님이 촬영하는 동안 가이드분과 몇몇 스텝들은 테이블에서

료를 마시고, 이미 촬영이 끝난 돌아가는 음식들을 이것저것 집어먹었죠. 그것만으로도 이미 배가 터질

같습니다.

은경양은 디너촬영이 끝나고 나면 밤에 스파촬영이 있는데 그건 아예 까맣게 잊었는지 정신을 놔버리고

디저트를 탐합니다. 이해는 합니다. 정말 맛있었으니까요...

 

밴프 스프링스 호텔이라는 이름처럼 이곳은 온천이 나오는 곳으로도 유명하다죠. 실내와 노천온천

모두 이용할 있습니다. 촬영을 위해서 영업시간이 끝난 다음 이곳을 찾았는데, 객실에 광각렌

즈를 두고와 다시 올라갔다오니 직원이 영업이 끝났다며 들어가지 못하게 합니다. 아래에 일행이

있다고, 촬영온 스텝이라고 해도 무조건 안된다네요. 그럼 내려가서 확인해봐라...결국 우리의

메니져 샤벨로씨의 도움으로 들어옵니다.

 

 

한겨울, 주변 온통 쌓인 눈과 호텔을 둘러싸고 있는 숲과 나무들, 캄캄한 하늘에는 쏟아질듯 무수히

많은 별들이 하늘을 수놓고 있습니다. 중세 유럽의 성과 같은 밴프 스프링스 호텔의 따뜻한 노천온

천에 몸을 담그고 바라보는 풍경은 정말 말로 표현할 없는 감동. 감동. 감동 자체!

 

실내온천 역시 세련된 분위기와 갖춰진 시설로 여행객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줌은 물론, 밴프에서의

정을 행복으로 가득차게 만들어 줍니다. 멀리 한가운데는 촬영을 마친 은경양이 작게 보이네요.

매일같이 혼자 넓은 방에서 트윈베드를 쓰기 무섭다며 잠을 설치던 은경양, 오늘은 밴프에 사는 친한 친구

놀러와 밤새 이야기 보따리를 풀며 즐거운 밤을 보낼 있을것 같군요. 저도 너무 피곤한데...얼른

라가서 자야겠네요.

원문출처 : http://cafe.naver.com/hanatouring/11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