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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벳부,아소

'지옥찜'은 무슨 맛일까? 벳푸에서 만난 지옥의 요리!?

 


* Sticker in Beppu *





 





'지옥찜'은 무슨 맛일까?
벳푸에서 만난 온센무시 温泉蒸し






'지옥찜'이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을 가진 요리를 먹기 위해 향한 우리.
지옥처럼 맛이 없는 요리인가? 지옥처럼 끔찍한 비주얼인가? 호기심 발동!






거리 곳곳에서 자욱하게 깔려있는 증기가 심상치 않은 벳부의 거리.
유황냄새로 가득한 이 거리를 걸을 때 마다, '과연 이 곳은 온천의 거리구나!'하고
새삼스러운 감탄을 하게 된다.

뿌연 수증기 때문에 어쩐지 몽롱한 기분이 들기도 하면서!





 



지옥찜? 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는 도대체 뭘까 했는데,
정체는 바로 이렇게 거리마다 자욱한 온천의 수증기를 이용한 찜요리!

지옥온천순례로 유명한 벳부이기에,
그 지옥온천의 증기를 이용한다하여 '지옥찜'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이었다.

사진 속에 보이는 것이 바로 찜 요리를 하는 '찜기'
도대체 온천 증기가 얼마나 뜨겁길래 .. 음식을 쪄먹을 수 있을까?
다시 한 번 호기심 발동!

심지어 온천 증기를 이용한 찜요리는 따로 간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재료 본연의 맛이 생생하게 살아난다고 하니 .. 기대 두배!






의자처럼 생긴 이것은 무엇인가 ~

무료로 증기 족욕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일본 온천 건물 앞에서 종종 무료로 족욕을 할 수 있는
족욕탕(아시유) 같은 공간이 운영되는 경우를 본 적이 있는데,
이것도 아마 비슷한 듯 ~ 미리 온천을 체험해볼 수 있는 셈이라고나 할까!






요렇게 자리에 앉아서 발을 집어넣고 
증기가 빠져나오지 않도록 수건으로 틈을 막아두면 
마치 찜통에 들어간 듯 뜨근뜨끈한 증기가 부드럽게 발을 감싸면서
족욕의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 신기신기!
하루종일 걸어다닌 발의 피로가 싹 풀리는 느낌이다. :)






족욕을 한 뒤 향한 곳은 바로 동네 마트 ~
본격적인 지옥찜, 온센무시 요리를 위한 재료준비에 나섰다.






안녕 고양이? 너도 함께 장을 보겠니? (^^)







여행지에서 가장 즐거운 순간 중 하나다 슈퍼마켓을 구경하는 것! 
천천히 물건을 구경하며 장바구니를 담다보면
마치 내가 여행자가 아니라 이 동네 주민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 든다.

이국적인 상표의 물건들을 하나하나 구경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






온센무시게 가장 적합한 재료는 채소를 중심으로 기름기가 적은 음식들.
기름기가 많으면 아무래도 온천이 오염될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쉽게 녹거나 풀어지는 것들도 비추천. 돼지고기보다는 소고기, 단단한 채소 등등 ..






이 곳은 가정집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지만 이래뵈도 '여관!'
숙박하는 사람들은 무료로 저녁에 지옥찜기를 이용할 수 있고,
지옥찜만 먹고 싶은 사람들은 재료를 가지고 500엔만 가량의 요금만 내면
자유롭게 장소를 이용할 수 있다.

누가 지옥찜을 해볼 것인가 가위바위보! :)








재료를 넓게 펼쳐야 고루고루 익을 것 같아서 이렇게 담아보았다.
호박이며 고구마며 배부른 채소를 잔뜩 사는 바람에 고기 양이 다소 부족 ..
고기를 좀 더 많이 살 것을 .. 그러나 뭐 다양한 재료를 쪄먹어 보고 싶은 마음에 ~






계란, 만두, 숙주나물까지 등장이오!






어이쿠 깜짝이야; 사진이 제법 호러영화의 한 장면 같다.
오해하지 마시길! 이것들은 지옥찜을 위한 도구들이니까 ~
뜨거운 온천 증기에 데이지 않기 위한 두터운 장갑과
그릇을 들어 올리는 받침과 집게 같은 것들이다.






드디어 첫 번째 완성 등장! 허둥지둥 우왕좌왕 하면서도 잘 익혔다!
빛깔도 고운 고기와 새우님들. (^^) 그리고 연어와 숙주 .. 

5분에서 15분 사이로 재료의 성격에 따라 시간을 조절해가며 익히다보면
온천증기에 아주 그냥 푸우우우욱 ~ 익은 요리가 등장한다.






이렇게 익은 재료들은 그냥 그대로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고 하는데 ..
또 한국사람들은 소스맛이 없으면 어딘가 허전~한 법이기 때문에
마트에서 어렵게 공수한 참깨소스를 꺼내 들었다!

원래는 샤브샤브를 찍어먹는 소스로, 한국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참깨소스!
싱겁다 싶을 땐 요렇게 소스를 콕콕 찍어 먹으면 더욱 맛있다는 사실 ~





지옥찜 온센무시는 벳부에서도 먹기 어려운 귀한 요리이다.
왜냐면! '온천 증기'가 아무리 벳부에서 흔하디 흔한 현상이라지만
요리가 가능할만큼 뜨거운 증기는 몇군데 없는데다, 아무나 다루기에는 좀 위험하다보니
허가받은 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온천요리의 종결자이기 때문 ..

증기로 찌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맛은 더 담백하고, 색깔과 향이 살아있는 온센무시!
순수하게 땅에서 솟아 올라오는 온천 증기를 이용한 친환경적인 요리법을
벳부에서 한 번 체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