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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마도

[대마도여행] 와타즈미신사, 이시야네를 가다

 

 

알베르 카뮈는 일찌기

 

'티파사의 결혼'이라는 작품을 통해

 

'굳이 신화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가엾은 사람들이다'라는 말을 남겼다지만

 

세계 곳곳을 여행하다보면,

 

신화만큼 재미난 것은 없다.

 

 

 

나라별로 다 다르면서도

 

어딘지 비슷하기도 하고,

 

논리라고는 하나도 없지만

 

삶의 생생한 원동력이 가득한 신화 속 이야기는

 

언제나 여행객의 발걸음을 이끄는 매력 만점 포인트가 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번 대마도 여행지에서 빠트리지 말고 찾아가야 할 곳은

 

바로 "와타즈미 신사(和多都美 神社)"다.

 

 

 

 

 

<와타즈미 신사의 문. 원래는 바닷물에 잠겨 있어야 한다>

 

와다는 일본 말로 '바다'를 뜻하는데, 와다즈미란 다름 아닌 용궁을 뜻한다고도 한다.

 

실제로 이 신사는 일본 건국신화의 주역인 하늘신 '히고호호데미'와

 

용왕의 딸 '토요타마히메'의 제사를 지내는 해궁(海宮)으로

 

바다 신을 모신 신사로는 가장 오래된 신사.

 

본전 정면의 바다 속에 있는 신사 문은

 

바다가 만조일 때 2m 정도 바다 속으로 가라앉아,

 

자연스럽게 신화 속 세계가 떠올를 것만 같은데..,

 

불행히도 우리가 갔을 땐, 바다물이 많이 빠져서,

 

물에 잠긴듯 떠 있는 신사 문을 보지 못했다...

 

 

 

 

 

 

 

 

물에 잠겨있었을 땐 배를 타고 신사로 들어오기도 했다니..,

 

마른 땅 위에서 그 장면을 상상해본다.

 

왠지 역사적인 느낌이 들기도 한다.

 

와다즈미 신사는 일본의 건국 신화와 관련이 깊은 곳이다.

 

하늘에서 내려온 '히고 호호데미'가 잃어버린 형의 낚시 바늘을 찾다가

 

용궁까지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용왕의 딸 '도요다마 히메'를 만나 결혼에 골인!

 

무려 3년간 결혼생활을 하다가 낚시 바늘을 찾아서 나오게 됐는데,

 

그때 아내가 만삭이어서 같이 뭍으로 나오지 못했던 것.

 

며칠 뒤 풍랑이 심한 어느날, 여동생 '다마요리 히메'를 데리고 남편을 찾아

 

뭍으로 나온 '도요다마 히메'는 해변에 손수 산옥을 짓고

 

남편에게 "절대로 안을 들여다보지 말아요"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남편이 불행히도 이 약속을 어기는 바람에,

 

도요다마 히메는 낳은 아이를 해변에 그대로 버려둔채 용궁으로 돌아갔다.

 

와타즈미 신사 문을 들어서자 마자 있는 이곳 (아래)이

 

바로 아이를 버렸다는 곳.

 

 

 

 

 

 

 

 

여기에 낳아서 버린 아이가 별명을 '이소라'라고 하는 '우가야후기아에즈' 신이고

 

그 신이 다시 용궁의 차녀, 즉 이모인 '다마요리 히메' 신과 결혼해

 

처음으로 인격화된 천황 '진무덴노'를 낳으니,

 

이 사람이 바로 일본 초대 천황이라는 것.

 

다시 말해 일본의 건국 신화가 바로 와다츠미 신사에서 탄생한 것이니까,

 

대마도에 온다면 이곳을 들러봐야 하지 않나~ 싶다.

 

그런데, 왜?

 

일본의 건국 신화가

 

본토가 아니라 대마도에서 탄생한걸까?

 

그런 의문이 갑자기, 뇌리를 스친다. 도대체 왜일까.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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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즈미 신사 전경>

 

재미있는 건,

 

대마도에 있는 이 신사를

 

우리나라 사람이 세웠다는 전설도 있는데,

 

가야를 세운 김수로 왕의 자손이 대마도로 건너와 세웠다...는 설이 있고

 

장보고의 소가(小家)였다는 설도 있다고 하니..,

 

대마도는 정말, 우리나라와 관련이 참으로 깊은 섬이 아닐 수 없다... 는 생각이 한번 더 든다.

 

일단 어느 곳에 있는 신사든 간에,

 

들어가기 전에는 신사 앞에 있는 이런 샘물에서 물을 떠

 

입속과 손을 헹구며

 

바깥에서 저지른 나쁜 일과 나쁜 말을 씻어야 한단다.

 

 

 

 

 

 

 

 

용궁의 신을 모셨다는 신사인 와타츠미에는

 

대마도에서는 무척이나 귀하다는 수백년 된 해송(海松)이 뜰에 심어져있다.

 

사진 속에 보이는 해송이 바로 그 주인공.

 

 

 

 

 

 

 

바로 이곳이 '용궁신화의 발원지'인 와타츠미 신사의 본관.

 

 

 

 

 

 

 

 

신사에 오면 빠트리지 않고 하는 일 중에 하나가

 

바로 자신의 소원을 적어 비는 것인데,

 

일본 사람을 비롯해 우리나라 사람, 영어권 국가 사람도 다녀간 모양.

 

'대마도는 한국 땅'이라는 글자가 진하다.

 

 

 

 

 

 

 

 

일본의 신사마다 이렇게 금줄과 하얀 액막이 종이가 붙어 있다.

 

매번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어느 나라든지 전통을 고수하는 모습은,

 

그 의미를 떠나 왠지 격조있게 느껴지기도 한다.

 

 

 

 

 

 

 

 

 

일본 본토에서 오려면 너무나 먼-, 섬 대마도.

 

그러나 일본의 건국 신화가 탄생한 곳이라면,

 

아마도 일본 사람들에게도 꽤 의미있는 신사가 아닐런지.

 

이곳 와타츠미가 일본 신화이자 역사의 첫 출발지점으로서

 

대마도 기행에 의미를 더한다면,

 

대마도 사람들의 생활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전통 가옥인 '이시야네'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 중 하나일 것이다.

 

 

 

 

 

 

 

 

이시야네, 즉 대마도 전통 돌지붕 가옥은

현에서 지정한 유형문화재라고 한다.

대마도 특유의 방식으로 지은 돌 지붕으로서,

농촌에서 볏짚을 얻기 어려웠기 때문에

지붕을 돌로 이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하는데,

그 이유에다가,

섬인만큼 바람이 강해서

강한 바닷바람이 가옥이 엎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대마도에서만 나오는 특유의 돌로 만든 가옥이라고.

 

 

 

 

 

 

 

 

대마도의 돌지붕 가옥은,

 

가이드 언니의 말에 의하면

 

사실 창고로 주로 썼다고 하는데

 

식량이나 귀중품을 화재로부터 방어하기 위해서

 

집과 따른 보관 장소로서 지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 덕분에

 

우리나라의 문화 유산이 많이 보존될 수 있었단다...

 

무슨 말이냐..,

 

대마도에는 한국에서 출발해 일본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삼국 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거쳐갔던 장소였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에 불교를 전파하러 가던 스님들이

 

이곳 대마도에 정박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불상이나 그림을 내밀고

 

며칠 쉬어가면서 배도 고치고 식량도 얻고 했었다고.

 

그래서 우리나라 유물들을 이시야네에 보관했던 대마도 사람들이 많았고,

 

비바람과 화재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역사학자들은 흔히들 말한다.

 

'대마도는 역사를 모르면 정말 재미없는 곳이다' 라고.

 

대마도를 다녀온 뒤,

 

나도 그 말에 십분 동의하게 되었다.

 

제주도 면적의 40% 밖에 되지 않는 이 땅에

 

너무나 많은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이었다.

 

또 대마도 전통과 역사에도

 

우리나라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점들이 너무 많아서,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그땐 자전거를 끌고

 

지도를 펼쳐,

 

역사책과 함께 기행하고 싶다.

 

한국과 일본의 징검다리, 국경의 섬 대마도 여행기

 

 

 

 

원문작성: http://www.cyworld.com/cookybox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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