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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북인도여행, 메와르의 영광과 비극이 서린 ‘치토르가르’

 

 

   

'치토르가르(Chittorgarh)'는 우다이푸르에서 자이푸르로 이동하던 중에

 

잠시 방문할 계획을 가지고 들렀던 곳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반적으로 인도여행에서 크게 각광받는 지역은 아니거든요.

 

(그 이유는 뒤에서 간단하게 설명하겠습니다)

   

설상가상 하필이면 비까지 쏟아져서 사진조차 제대로 찍질 못했습니다.

 

악천후로 인해 치토르가르의 명소인 치토르가르 성도 제대로 볼 수가 없었습니다.

 

시간으로 치면 치토르가르에서 30분이나 머물렀으려나요?

 

그렇다고 외면하기엔 아까운 도시라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첨언하자면

 

저는 치토르가르가 인도여행에서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궂은 날씨를 원망하고 안타까워했을 정도로 말입니다.

 

다음에 개인적으로 자유롭게 인도를 여행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치토르가르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치토르가르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는데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굉장히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더군요.

 

순식간에 시선이 집중됐습니다.

 

원래 관광객이 많지 않은 곳인데

 

더욱이 동양인을 보게 되니 더 신기했던 모양이었습니다.

 

 

 

 

 

   

   

 

 

치토르가르는 현재 인구가 채 10만 명이 안 됩니다.

 

게다가 관광객조차 많지 않아서 여타 도시와는 달리 한산한 분위기였습니다.

 

쉽게 말하면 시골 같다고 할까요?

 

   

전 그 고즈넉한 풍경이 참 맘에 들더군요.

 

인도여행은 으레 시끌벅적한 거리에서 시작하고 끝이 나기 마련인데

 

치토르가르에서는 또 다른 인도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조용한 걸 견디지 못하시는 분들에게는 매력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

 

 

 

 

   

   

 

 

이분들도 저를 보자 신기했던지 연신 미소를 지으며 사진을 찍으셨습니다.

 

그걸 보곤 저도 덩달아 웃으면서 한 컷!

 

 

 

 

   

   

 

 

치토르가르를 활보하고 다니던 원숭이 중 한 마리.

 

사람들 사이를 아무렇지 않게 잘도 휘젓고 다닙니다.

 

그걸 보는 사람들도 전혀 개의치 않았고요.

 

   

치토르가르는 시골에 가까운 곳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자이푸르에서도 원숭이를 심심찮게 볼 수 있었습니다.

 

델리, 자이살메르, 우다이푸르, 조드푸르에서는 거의 보질 못했습니다.

 

 

 

   

   

 

 

앞선 포스트에서 말했듯이

 

치토르가르는 우다이푸르 이전에 메와르 왕국의 수도였습니다.

 

그 기간 동안에는 상당히 번성했으나

 

동시에 이슬람 세력에 의해 세 차례나 큰 침공을 받았습니다.

 

지금의 치토르가르에도 당시의 전쟁이 할퀸 상처가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치토르가르 성에 있는 '명예의 탑(Kirti Stambh - Tower of Fame)'

   

인도의 주요 종교 중 하나인 '자인교(Jainiism)'의 첫 번째 성인이자

 

영적 지도자로 꼽히는 'Rishabha'를 기리는 탑입니다.

 

   

성 내에는 1440년대에 이슬람을 물리친 영광을 기억하고자 만든

 

'승리의 탑(Vijay Stambh)'도 있습니다.

 

 

 

 

   

   

 

 

우다이푸르로 이전하기 전의 치토르가르는

 

이슬람의 두 차례 공격에서 수도로서 위치를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그 못지않게 큰 출혈도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치토르가르의 여자들은 세 번 모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우하르(Jauhar)' 를 감행했습니다.

 

포로로 붙잡혀 치욕을 당하느니 명예로운 죽음을 택한 것이었죠.

 

 

 

 

   

   

 

 

첫 번째 자우하르는 좀 어리석은 이유에서 벌어진 전쟁 탓이었습니다.

   

1303년에 델리를 다스리던 '술탄(Sultan)'이 메와르의 왕비인

 

'파드미니'에게 반해 치토르가르에 쳐들어왔습니다.

 

이때 파드미니는 잡히는 대신에 성 내의 다른 여성과 함께 불구덩이에 몸을 던졌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웃긴 사실은

 

술탄이 왕비에 대해 아는 거라곤 전해 들은 풍문이 전부였다는 것입니다.

 

트로이 전쟁도 그렇고 남자란 족속은 참... -_-;

   

 

 

 

 

   

 

 

이런 역사로 인해

 

치토르가르는 메와르의 영광과 비극을 모두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그런가 하면 우다이푸르로 수도를 이전한 후에는 거의 버려지다시피 해서

 

현재는 인도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지역이 되고 말았습니다.

 

   

전 바로 그 점 때문에 치토르가르가 인도여행에서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비가 쏟아지고 안개가 자욱한 치토르가르는

 

마치 도시 곳곳에 유적이 즐비한 로마를 연상시켰습니다.

 

로마에 들렀을 때

 

간혹 거리에 유적이 방치되다시피 한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치토르가르도 그와 비슷한 분위기였습니다.

 

   

제게는 그런 남겨진 역사에서 배어나오는 이색적인 분위기가

 

아직까지 치토르가르를 기억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짧게 치토르가르에 머문 후에는 다시 자이푸르로 길을 재촉했습니다.

 

   

이것으로 포스트를 마무리하기는 좀 아쉬우니

 

치토르가르에 이어서 들렀던 곳도 함께 볼까요?

 

 

 

 



 

 

얼마나 더 도로를 달렸을까요?

 

분명히 점심식사를 하러 간다고 들었는데

 

잠에서 깨어 보니 치토르가르보다 더 외진 곳으로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가다가 도착한 곳입니다.

 

잘은 모르지만 아마 여기도 예전에 왕족이나 귀족이

 

별장으로 사용했던 것 같았습니다.

 

 

 

 

   

   

 

 

차는 물론이고 인적도 드물어서

 

흡사 강원도의 두메 산골로 향하는 듯한 길의 연속이었습니다.

 

나중에 보니 근처에 건물이라곤 딱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습니다.

 

굉장히 쓸쓸해 보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역시 그 허전함이 좋아서 이곳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내부에서는 근사한 옷차림의 남자들이 쓰러진 호랑이 뒤에서

 

총을 들고 찍은 사진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이 근처가 과거에 사냥터였던 모양입니다.

 

 

 

 

   

 

 


규모나 시설로 봐서 궁전으로 보기는 어렵고

 

역시 별장으로 이용되던 곳이란 것에 무게가 쏠리죠?

 

벽에는 결코 평민으로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잠결만 아니었다면 이것저것 물어봤을 텐데 아쉽네요 ^^;

 

 

 




 

 

이건 뭔가 했더니

 

요지경과 비슷한 것이었습니다.

 

오른쪽의 구멍으로 내부를 보고

 

왼쪽의 손잡이를 돌리면 그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확신하지 못하겠고 아마도 그런 원리였을 겁니다 ㅎㅎ

 

 

 

 



 

 

치토르가르만큼이나 잠시 머물렀지만

 

엉뚱하게도 이런 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조용하고 평화로웠거든요.

 

저도 어쩔 수 없이 문명에 피폐해진 인간이지만

 

일주일 정도라면 무난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가볍게 점심식사를 마치고

 

 

 

 



 

 

조촐한 방도 구경한 후에 다시 길을 재촉했습니다.

 

자이푸르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민망하게도 아직까지 전 이곳이 어디였는지 모릅니다.

 

다만 아주 짧은 시간 속에서 엿본 평화가 좋아서 어설프게나마 소개합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하게 되는 이런 경험이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법이죠.

 

화려하고 시끌벅적한 관광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제가 인도여행을 하는 동안에 가장 파란 하늘을 보았던 날이기도 합니다.

 

이것 또한 또렷한 기억의 각인을 도왔습니다.

 

   

시간을 더듬으며 쓰다 보니 괜히 더 감상적인 기분에 젖게 되네요 ㅎㅎ

 

   

   

원문작성: http://blog.naver.com/nofeetbird

 

   

본 여행은 하나투어의 지원으로 다녀왔습니다.

 



하나투어 스티커 유튜브 채널
http://www.youtube.com/stick2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