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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치앙마이

치앙마이, 고산족 마을에서 보낸 배부른 밤!






끌레길
2코스의 종착지인 고산족 마을 반까오람에서 시작된 고난은 시간 동안 이어졌습니다.
 
지난글 읽기 => 2011/08/05 - [태국/치앙마이] - 뜻밖의 에피소드! 치앙마이 오지에서의 사투 - 끌레길 번외편

손전등이 없었더라면 앞도 없던 상황에서 앞만 보고 걸을 때의 기분은 암울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이미 지칠 대로 지쳐서 일행들은 침묵으로 일관했고, 저로서는 어서 길이 끝나기만을 바랄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가 멀리서 개가 우렁차게 짖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순간 "! 이제 얼마 남았구나"라고 생각했지만, 후로도 수십 분을 걸으면서 인내심의 한계를 보았습니다.
마침내 시야에 불빛이 들어왔을 때는 어찌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이까짓 문장의 글로는 당시의 심정을 전달한다는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진부한
표현으로나마 이해를 돕자면, 사막에서 오아시시를 만난 기분이었다고 있겠네요.








시간의 사투를 마무리하고 도착했던 곳은 끌레길에서 만나는 마지막 고산족 마을인 '뽕래'입니다.
원래 3코스의 종착지에 있는 마을이지만 저희는 갖은 고생을 하며 3코스가 아닌 다른 길을 통해 오게 됐습니다. _


앞선
포스트에서 말했다시피 고산족 마을은 전기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아예 공급조차 되지 않는다고 하는 정확하겠네요.
전기가
없으니 사진에서 보다시피 밤에는 손전등이나 촛불에 의지해서 지내야 합니다.
약간 불편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또한 이전에 말했다시피,
이왕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면 철저히 태초로 돌아가서 주변의 환경을 즐기세요!
하루쯤
인터넷, 티비, 휴대전화 등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세상이 발칵 뒤집어지진 않습니다.
오히려 문명의 이기에 속박당해 살아왔던 자신을 놓아주게 되면서 홀가분해짐을 느끼게 겁니다.







저희가
머물렀던 집의 주방입니다. 하하,
주방이라고 말하기엔 많이 단촐하지만, 어쨌든 여기서 음식을 만드니까 주방은 맞습니다.
촛불과 손전등을 동원해도 워낙 어두워서 카메라의 내장 플래쉬를 터뜨리고서야 사진을 찍을 있었네요.
, 주방이 이렇다고 해서 음식의 질까지 우려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음식이든 하나는 끝내줍니다.



 



태국식
카레입니다. 아니, 고산족식 카레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카레는 여지껏 제가 먹어본 카레 중에 최고의 맛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구사일생
끝에 맛본 것이라서 그럴 수도 있긴 하겠습니다.
하긴 두려움과 피곤에 지쳐 있다가 먹는다면 무엇인들 맛이 없겠습니까!
그저 이승에서 숟가락 한번 있어서 다행임에 감사해야죠 ㅎㅎ







오이
, 양파, 토마토 , 카레와 다른 음식에 들어간 각종 채소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완전 무공해 유기농 채소겠죠? ^^







석쇠에서는
선혈이 낭자한 소고기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육포에 가깝게 바짝 구워 반찬 술안주로 사용했습니다.

레어나 미디엄 레어로 구워서 먹었으면 기가 막혔을 텐데 말이죠.







완성된
카레와 하나의 음식입니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음식은 고산족식 야채 샐러드 정도로 보면 같습니다.

이것도 맛있었지만 카레는 정말 입맛에 딱이었습니다.

다른 반찬에는 손을 필요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고산족 마을에서의 하이라이트는 따로 있습니다.







짜잔
!

돼지 바베큐입니다.

귀한 손님이 온다고 돼지를, 그것도 아기 돼지를 저세상으로 보내고 말았습니다.

계획대로 도착했다면 돼지를 잡는 것부터 시작해서

통으로 바베큐를 하는 과정까지 있었는데

악전고투를 하는 바람에 시간이 계속 지체되어서 벌써 끝난 상태였습니다.







마루에는
장작을 피워 모처럼 캠프 파이어의 분위기도 만끽했습니다.

진짜 첩첩산중의 자연에서 맞이하는 캠프 파이어였죠.







왼쪽은
고산족 주민분이시고 오른쪽은 가이드분이십니다.

언어가 통하니 이런 마냥 부럽더군요.

분은 마주하고 앉아서 고기를 구으며 즐겁게 대화를 나누시는데

옆에서 그걸 보는 당최 무슨 소리인지, 웃는 건지 수가 있어야 말이죠. -_-;







모닥불에
돼지 바베큐를 데우는 중입니다.

전자레인지가 없으니 이렇게 밖에 없습니다. ^^








하늘에는 휘영청 밝은 달과

지금은 어떤 운명일지 모르는 별이 떠있습니다.

땅에는 이곳이 대자연의 한복판임을 알리려는 풀의 향이 진동하고

힘차게 흘러가는 강의 물줄기 소리는 천연의 음악을 연주합니다.

이런 축복 속에서 무엇을 먹는다 한들 감히 음식의 맛을 논할 있으리오.






그래도
야들야들한 '영돈' 맛은 가히 천하진미였다고 감히 평하고 싶습니다!

카레에 빠져 밥을 허겁지겁 먹은 탓에 많이 먹질 못한 아쉬울 따름입니다.







식사
후에는 고산족의 전통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치앙마이에 있는 여러 고산속 중에서도 이곳에서 살고 있는 분들은 라후족입니다.

라후족의 전설을 춤으로 표현한 공연을 보았습니다.

가이드님의 말씀을 들으니 인도의 힌두교 신화가 라후족에게까지 전해진 모양이더군요.

힌두교의 최고신 하나이자 파괴의 신인 시바,

역시 최고신 하나이자 창조의 신인 브라흐마 등에 관련된 이야기가

공연에 들어있다고 합니다.


저도
신의 이름만 아는 정도로 배경지식이 부족해 제대로 이해하진 못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중학생 시바를 소재로 영화를 적이 있습니다.

덕분에 시바나 힌두교 신화에 대해 아주 조금이나마 알게 됐었죠.

하도 오래 전이라 제목은 모르겠지만 야한 영화였던 것은 기억이 납니다.

작은 동상을 구입한 여자의 영혼이 시바에게 씌이게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남자친구와 관계를 가질 때도 점점 폭력적으로 변해가더군요. ^^;



 



공연을
보고는 곧장 잠에 취해 쓰러졌습니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몸이 쑤셔서 움직이기조차 싫을 정도였습니다.

흥겹게 들려오던 새의 지저귐이 위로해주지 않았다면 향수병에 걸려 울었을지도 모릅니다.







끌레길의
코스가 아니었던 진흙투성이의 길을 헤매느라 엉망인 신발입니다.

호텔에서 신발까지 세탁이 가능했길래 망정이지

까딱했으면 꼴이 신발을 신고 강연에 뻔했습니다. -_-;







저희가
묵었던 숙소입니다.

우리식으로 치면 2층짜리 단독주택입니다 ㅎㅎ

면적도 넓어서 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







옆집입니다
.

간밤에 인기척이 들리길래 누가 있나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프랑스에서 사람들이더군요.

잠시 대화를 나누면서 느끼기로는 무지 즐거워하는 눈치였습니다.

자기네들도 이런 곳에서 묵은 처음이라면서 연신 웃고 있었습니다.







문명과
동떨어진 고산족이긴 하지만 건축기술은 상당합니다.

바위 위에 높다란 나무를 세워 집을 지은 보면 신기하지 않나요?

크레인이 있는 것도 아닌데 저걸 대체 어떻게 세웠는지 모르겠습니다.







끌레길을
빠져 나오면서 이용하게 뗏목입니다.

이거, 이거!

정말 재미납니다!







제가
꼽은 끌레길 최고의 매력 포인트가 가지 있는데

하나는 고산족 마을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뗏목을 타고 강을 내려오는 것입니다.

얘기는 다른 포스트에서 다루도록 하지요!


2011/07/28 - [태국/치앙마이] - 치앙마이, 허클베리 핀처럼 뗏목유랑을 떠나보자!







저희가
잠을 청했던 방입니다.

고산족 마을에선 당연히 고급 호텔은커녕 모텔조차 생각해선 됩니다.

부실하게는 보일지는 몰라도 여행자들을 위해 지은 곳이라 깨끗합니다.

이불과 요도 새로 구입하고 관리를 해서 쾌적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무엇보다 찌는 듯한 더위에도 잠자리만큼은 시원해서 다행이었습니다.










전기가
들어오니 샤워와 화장실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시죠?

샤워기는 없지만 자연이 배출한 시원한 물로 샤워가 가능하도록 꾸며져 있습니다.

화장실 또한 수세식으로 마련되어 있으니 염려 놓으셔도 됩니다.







이런
점이 다행스럽게 느껴지다가도

한편으로는 고산족 본연의 문화가 편리를 요구하는 문명인의 간섭으로 깨뜨려지는 같아 씁쓸했습니다.

지금은 단순히 화장실과 샤워실이겠지만

점차 찾는 이들이 많아지기 시작하면 어떤 것들이 변해갈지 모를 일이니까요.

마치 우리나라가 서구화를 맞이하면서 역사의 소중한 유산과 전통을 하나둘씩 버렸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이런 때묻지 않은 공간을 대하는 저의 시각이 이율배반적으로 변합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답답한 도시에서 벗어나 이곳에서 드넓은 자연을 맞이하길 바라지만

그렇게 되면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필연적으로 차츰 환경이 변해가기 마련이겠죠.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부디 끌레길과 치앙마이의 고산족 마을을 찾게 되시는 분들이

도시에서의 생활과 같은 안락함을 요구하시진 않으셨으면 합니다.

모든 문명의 이기를 버리시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체험하시길 바랍니다.




하나투어 스티커 유튜브 채널 : http://www.youtube.com/stick2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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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cafe.naver.com/hanatouring/12857